[길섶에서] 벚꽃 엔딩/이도운 논설위원
수정 2012-04-19 00:00
입력 2012-04-19 00:00
누군들 살아가면서 벚꽃에 얽힌 추억이 없으랴. 결혼을 하고 처음 맞은 봄. 아내와 강변으로 벚꽃 구경을 갔다. 조금 험상궂게 생긴 아저씨가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다가왔다. 크게 내키지는 않았지만 웃으면서 카메라를 건네줬다. 그는 ‘하나, 둘, 셋!’도 없이 그냥 딱 한 장 찍고 떠났다. 나중에 사진을 확인해 보고 깜짝 놀랐다. 꽃 구경 나온 신혼부부의 수줍으면서도 행복한 모습이 너무나 잘 담겨 있었다. 그는 사진작가였을까. 지금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 가운데 하나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2012-04-19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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