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팥죽/이도운 논설위원
수정 2011-12-22 00:00
입력 2011-12-22 00:00
하는 수 없이 밥에 나물 몇 점을 담아 꾸역꾸역 먹었다. 밥을 거의 다 먹었을 때 그 여직원이 흰 그릇을 들고 다가왔다. 팥죽이 담겨 있었다. 메뉴에는 없었지만 내가 찾으니 급히 만들어온 것이다. 너무나 고마웠다. 그리고 마음이 통한 것 같았다. 그 순간에는 남이고 북이고 이념이고 체제고 그런 것들은 다 떨쳐 버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북한이 흔들리고 한반도가 요동치고 국제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간다. 하루 종일 TV로 속보를 본다. 문득문득 분홍색 한복을 입고 수줍게 웃던 그 여직원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2011-12-22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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