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찬바람/박대출 논설위원
수정 2011-09-26 00:30
입력 2011-09-26 00:00
또 다른 하나. 연신 코를 훌쩍댄다. 알레르기성 비염 탓이다. 지병이다. 찬바람이 부니 심해졌다. 큰딸이 닮았다. 방안에 온통 티슈가 널렸다. 저질 DNA를 물려줬다고 투덜댄다. 난들 그러고 싶었겠나. 미안할 뿐이다. 한창 공부할 땐데.
전엔 찬바람을 즐겼다. 시원하게만 느꼈다. 찌는 여름 뒤엔 더 선선했다. 한겨울만 아니면 문을 열어 놓고 잤다. 언젠가부터 부담스러워졌다. 계절 변화가 빨라지면서부터다. 계절시계는 나이와 정비례한다. 점점 가속도가 붙는 기분이다. 도리가 없다. 마음의 훈풍으로 버텨낼 수밖에.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2011-09-2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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