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폐지 줍는 할머니/박홍기 논설위원
수정 2011-03-24 00:28
입력 2011-03-24 00:00
동네 분인 듯한 다른 할머니가 “뭘 그리 어렵게 해. 쉬기나 하지.”라며 인사를 건네자 웃으면서 하시는 말씀, “어때, 집에 있으면 뭐하누. 돌아다니면 운동도 되고, 돈도 벌고, 한참 움직이면 밥맛도 좋고, 운 좋은 날엔 쏠쏠해.”
웬만한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서울의 한쪽에서는 폐지를 모으는 할머니들끼리 다투다 크게 다치는 사건이 일어날 만큼 삭막해진 세상에서. 그 할머니는 “좋아서 하는 일이야. 행복이 따로 있는감.”이라며 종이상자를 집어들었다. 정말이지, “행복이 뭐 별건감.”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2011-03-24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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