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운세/곽태헌 논설위원

직업상 여러 신문을 본다. 신문을 볼 때 빠지지 않는 난()은 ‘오늘의 운세’다. 나이에 따른 운세이니 정확할 수가 없다. 같은 나이라면 태어난 월(月), 일(日), 시(時)는 따지지 않고 같은 운세가 나오니 정확한 것을 기대하는 게 애초 무리다.

하지만 신문을 펼쳐들 때마다 재미삼아 운세를 찾게 된다. 제대로 맞을 때가 별로 없지만, 신통하게 딱 맞을 때에는 놀랄 수밖에 없다. 얼마 전에는 같은 날 같은 주제인데도 상반된 게 나왔다. A신문에는 ‘오후보다는 오전이 더 좋다.’고 돼 있었으나 B신문에는 ‘오후에 기동하는 게 득이 많다.’고 나왔다. 모든 건 생각하기 나름 아닌가. 결국 하루종일 좋다는 쪽으로 생각하니 마음이 편했다.



80년 전 영국의 신문에서 ‘별자리 점’을 처음 연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식의 운세이지만 좋은 게 나오면 혹시나 하는 기대도 하게 되고, 나쁜 게 나오면 말이나 행동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나름의 효용도 있을 터. 오늘 아침에는 어떤 운세가 기다리고 있을까.

곽태헌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