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어제 오늘 내일/함혜리 논설위원
수정 2010-07-09 00:00
입력 2010-07-09 00:00
서울 신당동 국악 공연장 가례헌에서 와타나베 부부가 이끄는 수화(手話) 합창단의 작은 발표회가 있었다. 와타나베가 합창단의 솔리스트를 소개했다. ‘렝송’이라는 애칭을 가진 솔리스트는 두 팔이 없이 태어났다. 한쪽 눈은 아예 보이지 않고, 다른 눈도 거의 보이지 않는단다. 하지만 너무나 표정이 밝았다.
노래가 시작됐다. 열 명의 단원들이 수화를 곁들여 어렵게 익힌 한국말로 노래를 했다. 렝송도 양말을 벗은 채 발가락으로 열심히 수화를 했다.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어제의 슬픔은 잊어 버리고 아침의 태양 빛을 품에 안고 바로 지금을 살아요. 아름다운 내일의 꿈을 이루기 위해….”
흘러내리는 눈물을 어찌 할 수 없었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2010-07-09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