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연말정산/이순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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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12-08 12:32
입력 2009-12-08 12:00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린다. 각 신문 경제면마다 가이드 기사를 쏟아내지만 부족한 세금 상식으론 ‘쇠귀에 경읽기’ 격이다. 인적공제·특별공제·기타 소득공제 등 용어는 왜 그리 어렵고, 제출해야 할 서류와 자료는 왜 그리 많은지. 월급쟁이 생활 십수년이 흘렀건만 연말정산 서류를 챙기는 일은 여전히 난코스다. 누가 대신 서류 처리를 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다.

그래도 연말정산 서류를 준비하다 보면 지난 1년간의 가계 생활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다. 가족 구성원의 변동이나 의료, 교육비 등의 숫자 변화가 정신없이 지나온 한 해를 파노라마처럼 보여 준다. 내년 가계 운용계획을 미리 세우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한 해를 마감하면서 정산해야 할 게 어찌 세금뿐일까. 무엇보다 사람과 사람끼리의 관계를 정산하는 일이 중요하다. 내가 신세 진 이들과 도움을 준 이들 중에서 신세 진 이들만 머릿속에 남긴다. 세금 정산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떨어져야 하지만 인간관계는 조금 손해를 보는 게 낫지 않을까.

이순녀 논설위원 coral@seoul.co.kr
2009-12-0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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