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엔 전문가들도 경고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수정 2021-03-12 16:31
입력 2021-03-12 16:30
일본 정부는 동일본대지진 10년을 맞아 최근 한국 언론을 대상으로 개최한 온라인 설명회에서도 “탱크와 부지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처리수’ 방출은 미루지 못하는 과제”라고 말했다. 오염수 탱크는 2022년 여름이면 가득 찰 것 같다고 한다. 일본은 ‘오염수’ 대신 ‘처리수’라는 표현을 쓰며 방출의 위험성을 호도하려 애쓰고 있다. 하지만 유엔 전문가들은 ‘오염수’라고 적시한 성명에서 “일본 당국은 국제 인권 의무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고 방사능 노출 부작용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후쿠시마 앞바다의 방사성 물질 오염은 한국 국민 뿐이 아니라 일본 국민도 우려하고 있다. 최근에는 후쿠시마산 조피볼락에서 일본 정부가 설정한 기준치의 5배에 달하는 방사성 물질 세슘이 검출됐다고 공영방송 NHK가 보도하기도 했다. 이 조피볼락은 후쿠시마현 신치마치 해안에서 8.8㎞ 떨어진 수심 24m 어장에서 잡혔다고 한다. 그러니 원전 오염수 방류가 한반도를 비롯한 주변 해역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것은 현실적 걱정이다. 이같은 이웃나라 국민의 우려에도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산 식품 구매에 부정정 반응을 보이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억지에서 조금도 물러나지 않고 있다.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출은 주변국 국민의 안전한 환경에서 살아갈 권리를 원천봉쇄한다. 후쿠시마산 농수산품은 안먹으면 되지만 한반도 해역으로 흘러들어온 원전 오염수는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지 않은가. 일본이 오염수 방출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는 것은 국제사회의 ‘룰’에 어긋하는 ‘파울 플레이’다. 유엔 전문가들의 성명은 이런 사실을 명백히 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스스로 ‘국제사회의 문제아’가 되는 길을 택하는 일본이 걱정스럽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