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야당의 ‘공수처 몽니’, 해도 너무한다
수정 2021-02-17 01:03
입력 2021-02-16 20:02
공수처는 지금 김진욱 처장과 여운국 차장 2명만 있는 비정상 조직이다. 부장검사 4명을 포함한 검사 23명, 수사관 30명은 지원만 받았을 뿐 언제 임용할지는 알 수 없다. 특히 공수처 검사 인선을 위한 인사위원회 구성이 부지하세월이다. 인사위는 처장과 차장, 처장이 위촉한 1인, 여당 추천 2인, 야당 추천 2인 등 7명으로 구성하는데 야당인 국민의힘이 인사위원 추천을 하지 않는 탓이다. 김 처장은 어제까지 인사위원 추천을 요청했지만 국민의힘은 가타부타 말이 없다. 다만 주호영 원내대표는 “청와대 특별감찰관 지명 약속을 이행하라”며 이 문제와 연계할 것임을 시사했다.
국민의힘은 공수처와 관련해 어떻게든 출범을 막고, 그게 안 되면 최대한 방해하는 것으로 전략을 삼은 것처럼 보인다. 공수처장 인선 때 추천위원 추천을 미뤘고, 자당 추천위원들의 비토권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결국 공수처법 개정을 초래한 데 이어 이번엔 공수처 검사 인선을 위한 인사위원 추천까지 미적대고 있다. 청와대 특별감찰관 지명 약속을 다시 꺼내든 것도 ‘몽니’와 다름없다. 해도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국민의힘의 방해 전략과는 달리 공수처에 대한 국민적 기대는 날로 커지고 있다. 공수처 검사 공모는 10대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다. 우편과 방문만 가능했던 사건 접수도 단 보름 만에 100건을 넘어서는 등 공수처 수사에 대한 큰 기대감을 여지없이 보여 줬다. 야당이 반대한다고 시간을 거꾸로 돌릴 수는 없고 민심만 잃을 뿐이다. 국민의힘은 공수처 가동에 협력해 공당(公黨)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2021-02-1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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