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0·26을 ‘탕탕절’이라며 여론 분열시킨 광주시교육감
수정 2019-10-29 04:49
입력 2019-10-28 23:56
광주시교육청은 “장 교육감은 역사적인 날에는 항상 관련 게시물을 올려 왔다”고 해명했다. ‘탕탕절’이 시중의 신조어라 생각하고 올렸다는 것이다. 장 교육감 본인의 완곡한 사과도 아니고 교육청 차원에서 “신조어” 운운하는 해명에는 더 기가 막힌다. 10·26 사태와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에 대한 역사적인 평가는 진행 중이고, 박 전 대통령의 공과 역시 여러 각도에서 조명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의 최고 교육 지도자가 인간의 죽음을 총소리에 빗대 조롱하는 듯한 반인륜적 표현을 함부로 해서 안 된다는 정도는 초등학생도 분별한다. 역시 안중근 의사의 의거를 한낱 총소리로 희화화한 것이 아닌가 해서 교육자로서의 근본 자질을 의심케 한다. 이러니 “그런 글 올릴 시간에 정시 확대로 혼란스러운 교육 현장부터 다독이라”는 비판이 들끓는 것이다.
품위를 잃은 지도층의 무책임한 언사는 시민사회를 분열시키다는 데 문제가 더 심각하다. 인터넷에서 “탕탕절, 오늘은 탕수육 먹는 날”이라는 퇴행적인 문구와 합성물이 난무하자 다른 쪽에서 난데없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조롱하고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3선이나 되는 장 교육감은 왜 탕탕절 게시물이 문제가 되는지 스스로 돌아볼 일이다.
2019-10-2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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