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70년 적대관계 끝낼 종전선언 발언에 주목한다
이종락 기자
수정 2019-02-25 15:53
입력 2019-02-01 15:40
비건 대표는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 당시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HEU) 농축시설 폐기 및 파기를 약속했다”고도 말했다.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핵물질 생산을 중단하고 관련 시설을 폐기하겠다고 약속했다는 것은 핵포기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이번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기대케 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비건 특별대표는 “외교적 프로세스가 실패할 경우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이 필요하며, 우리(미국)는 이를 갖고 있다”고 언급해 북한이 빅딜 카드를 받지 않을 경우 대북제재와 압박, 군사적 옵션까지 포함된 것으로 관측되는 고강도 대응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이런 비건 대표의 발언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으로부터 핵시설 신고 리스트를 받고 폐기와 사찰과 검증으로 이어지는 북한 비핵화 과정에 들어가는 대신 한국전 종전선언을 하는 ‘빅딜’을 북한측에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비건 대표는 오는 3일 한국에 방문한 뒤 다음날인 4일 판문점에서 북한측 카운터파트너인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와 고위급 회담을 갖고 2차 북미 정상회담 의제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종전은 1991년 남북 기본합의서에 ‘정전상태를 공고한 평화상태로 전환시키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한다’는 조항을 담은 이래 남북한의 소망이다. 북한은 과감한 비핵화 조치로 미국에 확신을 주고, 종전선언을 이뤄야 할 것이다.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과 비핵화를 맞바꾸는 북미간 빅딜이 성사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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