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中 실익 없는 ‘사드 몽니’로 체면 구길 텐가
수정 2016-07-29 18:35
입력 2016-07-29 17:50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은 그제 중국 장쑤성의 부성장과 만나기로 했지만, 중국 측이 갑작스럽게 취소해 회동이 무산됐다고 한다. 방통위 부위원장은 장쑤성 부성장과 방송 콘텐츠 교류 및 공동 제작 활성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중국 측이 불과 이틀 전 “갑자기 베이징 일정이 생겨 만날 수 없다”고 통보했다는 것이다. 국제 교류의 관행에서 벗어나도 크게 벗어났다는 점에서 보복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방송위 안팎에서는 한류 콘텐츠 수입 정책을 총괄하는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전과 다른 자세를 보이고 있는 데 따른 우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우리 가수들의 중국 공연이 난관에 부딪히고 있는 것은 물론 방송사와 프로그램 제작사들도 콘텐츠 판매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중국 칭다오 시는 대구 ‘치맥 축제’에 확실치 않은 이유를 들어 불참 의사를 통보했다. 모두 사드의 한반도 배치 결정이 내려진 이후 일어났으니 우연으로만 돌리기는 어렵다.
국제 관계에서 국익이 결정적으로 침해됐다고 생각할 때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은 당연하다. 중국도 핵심 이익이 중대한 도전에 직면할 때마다 적극적으로 경제 보복에 나섰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중국 지도부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 목적이 생존권 확보에 있지 결코 이웃 나라 국익을 침해하는 데 있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새겨야 한다. 방송 콘텐츠 교류의 불발은 중국의 미래 관련 산업의 발전을 오히려 저해하고, ‘치맥 축제’ 불참 역시 세계적인 ‘맥주 도시’ 칭다오에 불이익으로 작용할 뿐이다. 주요 2개국(G2)의 한 축으로 올라선 중국이 아닌가. 명분도 없고 실리도 없는 일에 몽니를 부려 체면을 구길 이유는 없다.
2016-07-30 2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