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국 정당이 과제라는 제1야당의 딱한 현실
수정 2015-01-13 18:40
입력 2015-01-13 18:08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 정당화’를 핵심 과제로 꼽은 의원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은 자못 흥미로우면서도 많은 우려를 자아내는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일단 설문 결과에 담긴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희구(希求)는 지금 진행 중인 당대표 경선과 결부지어 해석할 수 있을 듯하다. 비호남 출신 후보를 지지하는 의원들이 의도적으로 당내 지역편중 문제를 부각시키려 한 결과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이런 정략적 계산과 별개로 호남 편중에 따른 당 저변의 심리적 부담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통합진보당 해산 이후 야권 연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면서 이를 대체할 ‘선거승리 공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반영된 결과인 것이다.
실체가 무엇이든 전국 정당화를 핵심 과제로 보는 인식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부단한 자기 혁신과 정책 계발로 수권 정당의 면모를 갖추려 하기보다는 여전히 선거공학 차원의 해법을 찾는 데 사고가 머물러 있는 게 아닌지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 스스로 벽을 깨고 나서는 자세가 필요하다. 국민을 산업화·민주화 세력으로 나누고, 진보와 보수의 이분법적 사고 틀에 자신을 가둬 둔다면 희망이 없다. 현충원을 찾아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만 참배하고 돌아서는 옹색한 자세와 대안 없는 비판에만 몰두하는 안이함을 버리지 못하는 한 당의 외연 확대는 요원하다. 어제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의 신년 회견처럼 현 정권 비난에만 부심할 뿐 그 어떤 대안도 내놓지 못한다면 만년 야당 신세를 면키 어렵다. 혁신으로 경쟁하고 대안으로 승부하는 정당이 차기 지도부의 과제가 되길 바란다.
2015-01-1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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