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법무부 제식구 감싸기 부끄럽지 않나
수정 2014-06-28 01:33
입력 2014-06-28 00:00
문제는 제 눈 밑의 들보를 애써 외면하고 감추는 법무부와 검찰의 행태가 사라지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업자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받은 검찰 직원들을 수사해 처벌하지 않고, 해임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가 특검 수사에서 들통나지 않나,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학의 전 법무차관을 경찰 수사결과와는 정반대로 무혐의 처분해 경찰과 국민의 비웃음을 사기도 했다. 최근에는 여기자들을 성추행한 이진한 전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를 피해 당사자들의 강력한 처벌 요청에도 불구하고, 징계가 아닌 경고 처분만 내려 거센 비난 여론을 자초했다. 어디 이뿐인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비위 검사와 비리 검찰 직원들이 내부적으로 보호받았는지 헤아리기조차 어렵다.
검찰이 어떤 조직인가. 국가와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범죄자와 범죄집단을 추상같이 단죄하는 최고 사정기관 아닌가. 그러자면 티끌만 한 허물도 있어서는 안 된다. 내부인의 비리와 잘못에 대해서는 오히려 더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처벌, 징계함으로써 스스로 떳떳해야만 한다. 제 식구라면 무턱대고 감싸고 도는 조직의 수사 결과를 그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는가. 그래놓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고자 한다면 부끄러워도 한참 부끄러운 일이다. 법무부와 검찰이 진정으로 신뢰 회복을 원한다면 자기 허물을 제대로 정화하는 게 순서다. 더 이상 ‘제식구 감싸기’ 비난이 나오지 않도록 고강도 자기혁신에 나서길 촉구한다.
2014-06-2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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