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IMF의 저출산·고령화 우려 흘려듣지 말라
수정 2013-11-02 00:00
입력 2013-11-02 00:00
IMF가 우리나라의 빠른 인구 고령화를 잠재성장률을 갉아먹는 요인으로 꼽은 것은 귀담아들어야 한다. 당장 올해나 내년의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잠재성장률의 추락을 막을 장기 마스터플랜을 마련하는 것이 더 절실한 과제로 여겨진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에서 잠재성장률이 가장 빠른 속도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OECD는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011~2020년 연평균 4.10%에서 2021~2030년 3.09%, 2031~2040년 1.26% 등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2011~2020년 3.6%에서 2021~2030년 2.7%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본다. 잠재성장률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노동력 감소라 할 수 있다. 유엔은 우리나라가 30년 후에는 핵심생산층(25~49세) 인구 비중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적은 국가가 될 것으로 예측할 정도다.
IMF는 연례협의에서 잠재성장률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여성의 노동참여 확대를 제시했다. 정부도 여성인력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갈 길이 멀다. 얼마 전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성평등지수는 136개국 중 111위로 아랍권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우리나라의 여성경제참여도와 기회지수가 118위로 지난해보다 두 계단 떨어진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의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학문 차원에서 다뤄져야 할 사례로 꼽힐 만큼 심각한 실정이다. 여성의 경제활동이 왕성해야 소득이 늘어 아이도 마음놓고 낳을 수 있을 것이다. 현행 출산지원제도가 과연 효과를 보고 있는지 정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공공보육시설 확충 등 가정 친화적인 노동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2013-11-0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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