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방 편견 깨뜨린 ‘제주대 산학협력’ 모델
수정 2013-05-15 00:14
입력 2013-05-15 00:00
그동안 산학협력은 중소기업과 대학 간 원거리 네트워크로 인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더욱이 중소업체들은 기술 개발을 주도할 연구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이 적지 않다고 호소하는 실정이다. 제주대는 산학협력을 추진하면서 다른 지역 대학에 비해 고충이 훨씬 더 컸다고 한다. 제주도 기업의 93%는 종업원이 9명 이하인 영세업체로 기업 환경이 취약하다. 제주대는 그러나 역발상을 통해 최우수 평가를 이끌어 낸 것으로 평가된다. 지역 규모가 작아 기업 사정을 파악하기 쉬운 점에 착안했다. 교수와 연구원 등 40여명이 회사를 직접 찾아다니며 가려운 데를 긁어주기도 하고, 연구실이 없는 기업에는 대학에 연구실을 만들어 줬다. 제품의 브랜드 이름을 지어달라고 하면 학교에서 공모전을 열어주면서까지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했다.
대학들은 산학협력을 중소기업의 ‘손톱 밑 가시’를 뽑는 작업으로 활용하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다. 링크 사업은 대학이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키우고 기업을 도와 지역을 발전시키도록 정부가 예산을 지원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제주대는 지역 기업을 하나로 묶어 채용 공고를 내 홍보하거나, 신입 사원 교육을 대신해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덜어주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산학협력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양성하거나 기술을 사업화해 취업과 창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창업 경험자나 최고경영자(CEO) 등 산업체 경력자를 대학 산학협력단의 전문 인력으로 대폭 확충해야 한다. 산학협력을 통한 공동 연구개발 중심으로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2013-05-1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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