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막장드라마 따로 없는 검사의 성추문
수정 2012-11-24 00:38
입력 2012-11-24 00:00
우리는 이 정도로 파문이 수습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 그동안 검찰은 일부 정치지향적인 검사 때문에 ‘권력의 개’라는 비판을 받은 적은 많지만, 도덕성에서는 다른 권력기관보다 더 타락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검사와 여성 피의자의 부적절한 성관계로 말미암아 국민을 상대로 성욕을 채우는 검찰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 무엇보다 기소독점권을 가진 검사가 불기소를 대가로 피의자와 강제적인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추가로 확인된다면 파문은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 자명하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가 검찰청 창립 이래 최악의 위기라는 인식이 강하다. 검찰도 중앙수사부 폐지와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 신설 등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요구해온 검찰개혁안을 수용하는 자체 개혁안을 내놓겠다며 백기를 들었다. 그마나 다행이지만 때늦은 감이 있다. 검찰 개혁을 검찰의 손에 맡길 단계는 이미 지났기 때문이다. 검찰 개혁은 그동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시도됐지만, 검찰의 조직적 반발과 로비에 의해 실패로 돌아갔다. 정치권력으로부터의 검찰권 독립과 더불어 검사의 기소재량권을 통제하는 등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는 쪽으로 검찰 개혁이 밀도 있게 이뤄져야 할 때다.
2012-11-2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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