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금 2조원 퍼줘도 겉도는 민자 SOC사업
수정 2012-10-08 00:46
입력 2012-10-08 00:00
가장 심한 곳은 인천공항고속도로다. 이 회사를 운영 중인 신공항하이웨이(주)에는 벌써 MRG 7909억원에다, 면세차량 지원비 등 국고보조금이 1조원 넘게 들어갔다고 한다. 2001년 당시 총투자액(1조 4600억원)에 대한 수익률을 20년 동안 9.7%로 보장하는 바람에 매년 모자라는 수익 1000억원씩을 재정에서 꼬박꼬박 채워주고 있는 것이다. 국토해양부는 자금 재조달과 부대사업 활성화, MRG 기준 축소, 연계 교통망 확충을 통한 통행량 증가를 유도하면 지원 금액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참으로 한가한 해명이요, 편리한 해법이다. 애초부터 주먹구구식 정책 결정이나 수요 예측에 대한 책임을 엄정하게 물었다면 이 지경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민자 SOC사업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부담을 덜고, 국민의 경제적 부담 경감과 편의 증진을 위해 긴요하다. 그러나 무분별한 게 항상 문제다. 민자사업을 정치적 선심으로 밀어붙이는 행태도 없어져야 한다. MRG가 민간제안사업의 경우 2006년, 정부고시사업은 2009년에 폐지되긴 했으나 사업의 추진과 수요 예측에 대해 ‘개인 및 기관 실명제’를 도입해 책임 소재와 감시·감독 체계도 강화해 놓을 필요가 있다.
2012-10-0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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