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제민주화와 함께 성장률 높일 비책은 뭔가
수정 2012-08-30 00:30
입력 2012-08-30 00:00
성장률이 떨어지면서 ‘L자형’ 경기 침체에 빠져들거나, 잠재성장률이 1%대로 추락하면 일자리 창출에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매년 30만~35만명이 노동시장에 새로 편입된다. 성장률 1%에 7만개 정도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2%대로 떨어질 경우 15만~20만명이 일자리를 얻지 못한다. 세수 감소와 더불어 국가부채 급증, 내수 부진 등 악순환의 덫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성장에 이처럼 적신호가 켜지고 있음에도 대선주자들은 ‘경제민주화’만을 으뜸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물론 경제력 집중과 납품가 후려치기, 일감 몰아주기, 골목상권 침해 등 재벌의 편법과 반칙은 시정돼야 한다. 비정규직 차별 해소 등 양극화 완화대책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하지만 경제민주화가 성장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아냥만 남게 될 뿐이다.
여야 대선진영은 경제민주화를 통해 성장과 분배, 또는 성장과 복지가 선순환하는 새로운 경제의 틀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장담한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유사한 시험을 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이미 글로벌 경쟁체제로 전환한 기업 현실을 무시한 채 규제로 시대 흐름을 되돌리려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범답안만 열거하는 식의 공약이 아니라 경제민주화와 함께 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비책도 제시해야 한다. 환상을 보고 표를 줄 만큼 유권자들이 어리석지는 않다.
2012-08-3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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