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계경제 더 이상 기댈 곳이 안 보인다”
수정 2012-06-05 00:00
입력 2012-06-05 00:00
지금의 위기는 과거처럼 충격을 흡수해줄 방파제가 없어 더 심각하다. 유럽연합(EU)은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남유럽권의 재정 위기 극복에 여념이 없다. 내부적으로도 긴축론과 긴축반대론으로 갈라져 있다. 그동안 글로벌 경제를 지탱해온 중국과 인도, 브라질도 지도체제 이양, 만성적인 경상적자와 인플레이션, 스페인 위기의 전이 가능성 등으로 기댈 바가 못 된다. 미국 역시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구원투수’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3차 대규모 추경이라는 인위적인 부양조치에 힘입어 간신히 고개를 쳐들고 있는 일본과 고유가의 수혜를 누리고 있는 중동이 그나마 제 몫을 해내고 있는 상황이다.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땜질처방한 후유증이 지금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호된 대가를 치르면서 5월 말 현재 외환보유고를 3100억 달러 이상 쌓는 등 기초체력을 키우고 방파제의 벽을 높여왔다. 주식시장에서는 자본이 유출되고 있으나 채권시장에서는 매입세가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비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는 외부 충격의 여파에 훨씬 취약하다. 지금과 같은 세계 경제 혹한기를 견뎌내려면 내수 비중을 높이고, 정치성 복지 지출을 줄여야 한다. 따라서 정치권은 개원 협상이라는 소모성 정쟁에만 몰두하지 말고, 재정이 지금의 위기국면에서 최후보루 역할을 할 수 있게 적극 뒷받침해 줘야 한다.
2012-06-05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