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은 美의 식량지원 중단 의미를 아는가
수정 2012-03-30 00:26
입력 2012-03-30 00:00
북한이 최근 공개한 광명성 3호의 제원을 보면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는 탄두의 질량이 100kg, 수명이 2년에 불과하다. 실용적인 인공위성이라면 탄두 질량 500kg, 수명 5년 이상은 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3차 북·미 고위급회담 당시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위성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위반이냐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대해 미국의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에게 “안보리 결의안 1874호 위반”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에 대해 김 부상은 “알았다.”고 답변했다는 것이다. 그러고도 보름 뒤에 합의를 깨고 인공위성 발사를 발표한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계속 이런 방식으로 주변국과 국제사회를 농락해 왔다. 협상을 빌미로 외부의 지원을 받고 나서는 협상을 미루거나 아예 합의를 깨는 행태를 반복했다. 미국의 식량 지원 중단은 대북 협상 정책에 대한 변화를 시사한 것이다. 이 같은 입장이 미 의회에서 국방부 당국자의 입을 통해 나왔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번 주초에 서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한목소리로 북한의 로켓 발사 계획을 비난했다. 북한의 우호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정상마저도 미사일을 쏘는 것보다 굶주린 주민들을 먹여 살리는 것이 급하다고 충고했다.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내심이 고갈돼 가고 있다는 사실을 평양의 당국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2012-03-3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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