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곳곳에서 안전불감증 대형사고 우려된다
수정 2012-03-19 00:00
입력 2012-03-19 00:00
지난15일 보령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무려 4500일 동안 무고장 운전을 했다는 이 발전소에서 큰 불이 난 것은 그동안 안전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안전할 것이라는 안이한 태도에서 초래됐을 가능성이 크다. 발전소 측은 화재 경보가 울린 뒤 30분이 지나서야 119에 신고했다고 한다. 30분 동안 발전소 내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불투명하다. 보령화력발전소는 우리나라 발전 설비의 8%를 차지하는 대규모 전력생산 기지다. 이번 화재로 발전소의 케이블이 타 버리고 터빈과 제어시설 등이 손상을 입었다고 하니 피해규모가 얼마나 커질지 우려된다. 여수 세계박람회(엑스포)가 개최되는 국제관 공사 현장에서 지난 14일 발생한 화재 사고도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 국제관 옥상에 잔디를 깔기 위해 놓아둔 스티로폼에 불이 옮겨붙어 지붕 500㎡와 벽 패널 20m가 훼손됐다고 한다. 엑스포 사무처에서는 4월 초까지는 피해를 복구해 박람회 운영에는 차질이 없다고 강조하지만 국가적인 행사의 개막을 2개월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이 같은 사고를 낸 것은 오점으로 기록돼야 한다.
이명박 정부의 임기가 끝나가고 4월 국회의원 총선과 12월 대통령 선거로 국민의 관심이 쏠리면서 공직사회는 물론 국가 전체적으로 기강이 느슨해지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 그러나 발전소와 국가적 행사의 안전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정국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최근의 사고들이 더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도록 우리 사회에 울린 경종이 됐기를 바란다.
2012-03-1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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