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해 경제 상상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
수정 2011-12-29 01:16
입력 2011-12-29 00:00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이 내년 1분기에 최고조에 이르면서 유럽과 미국, 중국 등 우리의 주요 수출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전경련이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년 1월의 기업경기실사지수(BIS)는 88.3으로 이달보다 6.5포인트 떨어졌다. 말로는 ‘공격 경영’을 외치지만 투자계획을 뒤로 미루고 사람을 줄이는 등 긴축과 내핍 경영의 조짐이 역력하다. 이러한 불황과 긴축은 성장률 둔화와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소득이 줄어들면서 서민들의 삶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등 내년엔 가계가 느끼는 고통지수도 더 커진다는 얘기다. 가계빚에 짓눌리고 있는 서민들이 실질임금 감소로 소비를 줄이게 되면 내수에 기대야 하는 우리 경제엔 치명적이다. 성장잠재력 잠식과 더불어 기초체력인 잠재성장률마저 4% 이하로 떨어질지 모른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내년 경제운용 초점을 위기관리와 안정에 맞추고 있다. 국내 경기가 예상보다 둔화되거나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재정의 조기집행 비중을 높이는 등 비상계획도 다시 손질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업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능동적 경영으로 위기 타개의 선봉에 섰듯이 국가경제를 지키는 버팀목이 돼야 한다. 정치권도 선거논리가 재정운용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리 경제는 지금 기로에 서 있다.
2011-12-29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