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언제까지 대입 수능실험을 계속할 건가
수정 2011-12-23 00:16
입력 2011-12-23 00:00
교육과정평가원 측은 “선택과목 수를 줄이고 수준별 시험을 도입해 수험생들의 입시 부담을 줄이는 게 개편안의 핵심”이라고 밝혔지만, 이렇게 한다고 해서 입시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문제가 쉽든 어렵든, 선택과목이 많든 적든 대학입시에서 경쟁은 불가피하다. 문제를 쉽게 내고, 선택과목 수를 줄이면 입시 부담이 경감될 것이라는 발상은 어리석다. 시안대로 한다고 사교육비가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새로운 수능 개편안은 오히려 혼란만 부채질하는 졸속, 탁상행정의 전형이다.
성적이 좋다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A형과 B형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결정하는 게 어려울 수 있다. 학교에서 A형과 B형으로 나눠 수업하는 것도 쉽지 않다. 올해 수능은 변별력에 문제가 많았는데 이보다 더 쉬운 A형 국어·수학·영어는 시험 자체가 무의미할 수 있다. 상위권 대학에서는 B형을 요구할 것이다. 현행대로 하면서 쉬운 문제와 어려운 문제를 골고루 출제해 변별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수능이 의미가 없게 되면 논술시험, 구술시험 등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교육당국은 수험생과 학부모를 괴롭힐 생각이 아니라면 수능 실험을 당장 중단해야 할 것이다.
2011-12-2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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