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권도엽-박원순 감정은 삭이고 우선 만나라
수정 2011-11-28 00:46
입력 2011-11-28 00:00
두 사람은 모두 친서민 주택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박 시장은 전면 철거 형태의 주거 정비 방식 반대, 임대주택 8만 가구 건설 등 세입자 위주의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권 장관은 최근 청와대가 이명박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대책회의를 개최해 부동산·건설 시장 정상화 방안 등을 논의했듯이 주택을 가진 서민·중산층 정책을 펴는 당정의 논리를 대변하고 있다. 이런 탓에 두 사람의 충돌을 주택공급 확대 등을 중시하는 현 정부와 녹지 공간 확보 등 공공성에 무게를 둔 진보세력 간의 힘겨루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문제는 두 사람이 계속 충돌할 경우 서민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권 장관이 국토부가 주재하는 수도권 주택정책협의회 등을 통해 서울시에 재건축정책 등을 권고할 수는 있지만 서울시가 이를 뭉개면 그만이다. 현행법상 재건축 등 주택 건설 인·허가 권한은 지방자치단체에 이양돼 있기 때문에 국토부가 서울시의 주택정책에 직접적인 권한을 행사할 방법은 없다. 그런 점에서 두 사람은 감정을 삭이고 우선 만나야 한다. 서로의 입장을 존중해 주면서 현실적인 대안을 같이 고민해야 한다. 서울시 주택정책은 서울시민뿐 아니라 국민의 주거와 관련된 문제다. 국토부와 서울시가 재건축정책에 대해 한목소리로 결론을 내 줘야 해당 재건축 아파트 주민들도 사업을 하든지 말든지 할 것 아닌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서민 주거를 안정시키는 일은 두 사람 모두의 책무다.
2011-11-2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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