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외국어 능력 떨어지는 외교관이 무슨 외교를 하겠나
수정 2011-11-03 00:32
입력 2011-11-03 00:00
외교관의 영어 실력이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면 기타 외국어 실력은 절망적인 상황이라는 것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영어권과 일본을 제외한 대한민국 해외 공관의 외교관 및 주재원 가운데 현지 언어로 자유롭게 외교 활동을 벌일 수 있는 인적 자원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일부 국가에서는 외교관의 외국어 능력이 국정원 직원보다 못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외교부는 이번 조사를 계기로 외교관들의 외국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외교부는 그동안 외국어 능통자를 뽑기 위해 외시 2부나 특채 제도 등을 도입해 왔지만 정부 고위층 등과 가까운 사람들을 위한 편법 충원의 도구가 됐다는 논란 등 때문에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 외교관 충원 제도가 외무고시에서 국립외교원으로 전환되는 상황에서 외국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이 충분히 고려돼야 할 것이다. 영어는 물론이고 중국어와 프랑어, 스페인어, 아랍어 등 국제사회에서 통용되고 우리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걸린 국가나 지역들의 언어도 집중적으로 교육하기 바란다.
2011-11-0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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