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잇단 비리 대학재단 부활 온당한 것인가
수정 2011-07-16 00:32
입력 2011-07-16 00:00
동덕여대는 2003년 조원영 총장이 교비 78억원을 불법으로 빼돌린 사실이 교육부 감사에서 드러나 재단이 쫓겨난 바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법원은 지난달 조원영씨 일가가 동덕여대 설립자가 아니라는 판결을 내렸다. 대구대 재단 또한 1994년 교비 무단 전용 등이 발각돼 밀려났다. 그런데도 이처럼 비리를 저지른 옛 재단 손을 들어준 위원회의 ‘분쟁 조정’ 기준은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하다.
우리사회는 지금 대학 개혁이라는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다. 반값 등록금이 주요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이를 실현하려면 부실한 대학부터 정리해 밑 빠진 독에 물붓기를 막아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이미 형성되었다. 교육과학기술부 역시 부실 대학을 정비하는 대학 구조조정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대학구조개혁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번 사학분쟁조정위의 결정이 대학 개혁이라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따져봐야 할 일이다.
부실 대학을 정비하려면 비리·무능 재단부터 퇴출시키고, 교과부가 임시이사를 파견해 관리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현재 교과부가 구조조정 대상으로 꼽은 대학들은 하나같이 재단이 등록금을 전용하거나 인사 비리를 저지른 곳이다. 사학분쟁조정위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교과부는 이번 비리재단 복귀가 과연 온당한 것인지 철저히 점검해 보기 바란다. 그래야만 교과부가 추진하는 대학 개혁도 국민의 성원 속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비리 대학재단의 부활이 대학 개혁의 걸림돌이 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2011-07-1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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