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학 구조조정 속도내야 등록금문제도 풀려
수정 2011-06-29 00:00
입력 2011-06-29 00:00
우리는 등록금 인하와 대학 구조조정을 병행 추진한다는 원칙에 동의하면서 우선 구조조정부터 서두를 것을 강력히 권한다.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려면 그에 앞서 부실대학을 정리하고 비리투성이인 일부 사학재단을 퇴출하는 과정이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대학 구조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국민의 혈세를 사학에 투입해 등록금을 보조한다면 이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비리 재단만 더욱 살찌울 뿐이다.
따라서 대학 구조조정을 엄격하고 신속하게 추진해 등록금이 재단의 쌈짓돈처럼 유용되는 길을 차단해야 한다. 그런 다음 국고를 지원하는 것이 순리(順理)요, 국민 합의를 이끌어내는 지름길이 될 터이다. 이와 관련해 당·정·청은 사립학교법을 개정하는 한편으로 사립대학 구조조정 특별법 등을 새로 제정키로 했다고 한다. 당연한 수순이다. 다만 우려되는 건 개정·제정되는 법에 담길 내용이다. 지금처럼 법정 전입금을 학교에서 부담할 수 있게끔 예외규정을 유지한다든지 재단 이사장 가족이 총·학장이나 기타 주요 교직에 남도록 허용한다면 결국 ‘빛 좋은 개살구’ 꼴에 그쳐 대학 개혁은 결코 이룰 수가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사학을 설립하면 그때부터는 우리사회의 공공재산이지 재단 전유물이 아니다. 재단이 비리를 저지를 수 없게끔 관리·감시 체제를 강화하고 일단 사고를 친 재단은 더 이상 대학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관련법을 정비해야 한다. 이 같은 과정을 신속하게 완성한 뒤 정부 지원 규모를 정해야 비로소 등록금 인하가 현실화돼 국민 부담을 덜어줄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의 발빠른 추진을 기대한다.
2011-06-2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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