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손학규 대표 ‘낡은 진보 타파’ 지켜보겠다
수정 2011-05-23 00:28
입력 2011-05-23 00:00
손 대표는 국회에서 민주당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하겠다며 실행 의지도 밝혔다. 6월 민생국회에서 서민과 중산층의 삶이 우선순위가 되도록 하겠다니 기대가 된다. 이념으로 덧칠된 정쟁의 틀이 아닌 민생문제를 놓고 고민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돼 반갑기도 하다. 손 대표의 약속대로 이행된다면 우리 정치는 진보냐 보수냐의 이분법적 이념 논쟁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많은 국민들은 정치권의 케케묵은 이념 논쟁에 염증을 내고 있다. 지난달의 재·보선 등 선거 때마다 이를 표심으로 드러냈다. 손 대표는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이 같은 민심을 읽고 정치공학적 야권 통합이나 연대에 선을 긋고 내년 총선·대선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것 같다. 따라서 ‘손학규 정치’의 성패는 이제 본인 약속 이행에 달렸다고 하겠다.
진보세력 일각에서는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 등 북한과 관련된 사안이 불거질 때마다 친북·종북 노선을 답습했다. 손 대표는 대한민국 정체성 논란까지 불러일으키는 일부 진보세력과는 더 이상 연대라는 정치적 이해에 연연하지 않고 중간층을 보다 광범위하게 포용하는 길로 나갈 것임을 천명했다. 손 대표의 공언에 민주당 일각에서는 벌써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나, 환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는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손 대표가 민주당을 수권정당으로 반석에 올려 놓으려면 지역이나 이념 갈등의 빌미를 주어선 안 된다. 손 대표가 나아가야 할 중간층은 한없이 넓다.
2011-05-2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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