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한 ‘새판짜기’ 前수뇌부 간여 안 된다
수정 2011-02-09 00:34
입력 2011-02-09 00:00
‘신한사태’의 중심에는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이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는 ‘신한사태’에 책임을 지고 지난해 10월 불명예 퇴진했지만 차기 회장 선임과 관련해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듯하다. 라 전 회장이 당초 류 회장 대행을 적극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회장 선임은 친(親) 라응찬 대 반(反) 라응찬의 구도가 됐다. 하지만 특위 위원이기도 한 류 회장 대행이 본인과 다른 후보에 투표권을 행사하는 게 공정하지 않다는 견해가 적지 않자, 류 회장 대행이 부담을 느끼고 후보를 사퇴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류 회장 대행이 문제의 소지를 사전에 없앤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하지만 라 전 회장이 지원하는 다른 후보에게 투표하기 위해 사퇴한 것이라면 문제는 달라진다.
신한금융의 비약적 성장을 이끌어 온 라 전 회장은 여전히 신한금융의 최고 원로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에 걸맞게 신한의 ‘새판 짜기’를 뒤에서 조용히 지켜보는 게 순리다. 또한 경영권 다툼에 책임이 있는 신 전 사장,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등도 마찬가지다. 세 사람 모두 등기이사에서 하루 빨리 물러나 새판 짜기를 적극 도와야 한다. 국제적인 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한 신한금융은 결코 특정인이나 세력의 전유물이 될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차기 회장 선임은 신한금융이 새 출발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신한금융의 미래는 없다.
2011-02-0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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