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두발·복장 자율화 사회공감대 필요하다
수정 2010-12-28 00:12
입력 2010-12-28 00:00
서울시교육청은 “복장 자율화가 아닌 복장 규제에 대해 일정부분 자율성을 준다는 뜻”이라고 해명했지만, 두발이나 복장 지도 관행이 사라질 경우에도 부작용은 충분히 예상된다. 명분으로만 보면 자율화나 규제 폐지만큼 좋고 바람직한 것도 없다. 그러나 여건이 여의치 않은 상태에서 자율화라는 미명 아래 추진한 정책의 실패를 그동안 우리는 여러 차례 목격해왔다. 두발·복장 자율화든, 지도 관행 철폐든 부작용은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요즘 통제하기 힘든 중·고등학생들이 적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두발 및 복장이 사실상 자율화된다면 이들의 탈선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체벌금지 조치로 교사들이 학생들을 통제하는 게 힘들어지고 있다. 체벌을 할 수 없으니 교사에게 대드는 학생들도 종전보다 늘어났다고 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어제 발표한 서울지역 교사 508명을 상대로 체벌금지 조치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8%는 ‘체벌금지 이후 학생들이 지도에 잘 따르지 않거나 거부하는 경향이 심해졌다’고 답변했다. 또 ‘체벌금지 시행, 학생인권조례 추진으로 학습권 침해, 교실 붕괴, 교권 추락 현상이 나타난다는 우려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89%가 동의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대안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체벌금지 시행에 들어갔다. 그러지 않아도 체벌금지에 따른 부작용이 적지 않은 상태에서 두발·복장 지도에 손을 놓는다는 것은 성급할 수 있다. 자율화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2010-12-2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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