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공기관 방만경영 분노할 기력도 없다
수정 2010-10-20 00:52
입력 2010-10-20 00:00
신(神)도 감탄할 좋은 공공기관들은 금융분야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전력·캠코·코트라 등 대부분의 공공기관과 공기업이 비슷하다. 일일이 거론할 필요도 없고, 그럴 가치도 없을 정도다. 빚에 허덕여도 성과급을 직원들에게 뿌리는 게 공공기관이다. 삼성전자·현대자동차·LG전자·SK텔레콤·포스코 등 대표적인 대기업들의 급여와 복지도 최고수준이다. 그러나 이들 민간기업은 국내·외 기업들과의 경쟁을 통한 성과를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것이어서 공공기관과는 성격이 다르다. 공공기관처럼 경쟁도 거의 없는 ‘땅 짚고 헤엄치기식’도 아니고, 국가의 예산지원을 받는 것도 아니다. 요즘 신도 부러워할 공공기관에 다니면 인기 좋은 1등 신랑감이라고 한다.
공공기관이 이렇게 양심불량이 된 근본적인 이유는 물론 해당 공공기관 최고경영자(CEO)와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 탓이다. 하지만 이를 엄격히 감시해야 할 주무부처와 감사원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도덕적 해이가 여전한 상태에서 이명박정부 출범 뒤 표방한 ‘공공기관 선진화’는 공허하게 들릴 뿐이다. 정부는 소극적이고 방관자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도덕적 해이가 심한 공공기관의 CEO를 당장 해임하고 예산 지원을 줄이는 등 강도 높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공공기관 선진화’는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를 뿌리 뽑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2010-10-2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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