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8·29 대책 가계 빚 늘리는 보호망 안 되게
수정 2010-08-30 00:00
입력 2010-08-30 00:00
문제는 부동산 투기에 제동 역할을 해 온 DTI 규제를 완화하는 데 따른 부작용이다. 8·29 조치로 강남3구 이외의 거주자들은 소득의 100%까지 대출 받을 수 있게 됐다. 물론 7개월 한시적이긴 하다. 그러나 가계부채는 지난 6월 말 현재 711조원이 넘어 금융권에서는 논란이 적지 않다. 정부 안에서조차 한국은행 총재는 “괜찮다.”고 하고 기획재정부 장관은 “걱정이 크다.”는 상반된 견해를 갖고 있다. 이번 대책으로 정부가 합법적으로 부채 증가를 용인한 셈이고 보호막이 되는 건 아닌지 염려스럽다. 더구나 금융기관에 자율권을 줌으로써 정부가 대출 부작용의 책임을 떠넘기려는 처사로 비친다.
우리 경제는 금융위기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른 출구전략으로 기준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른다면 빚이 많은 가계에는 큰 부담이다. 은행대출의 확대가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대출 당사자나 해당 금융기관이 엄밀히 판단할 문제이나, 정부도 금융당국을 통해 추이를 잘 살펴야 할 것이다. 가계 부채의 무절제한 증가는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국가경제에도 짐이 될 수 있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2010-08-3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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