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금양호 인양비용 정부가 대라
수정 2010-04-29 00:00
입력 2010-04-29 00:00
쌍끌이어선 98금양호는 해군 측의 협조요청을 받고 생업도 포기한 채 천안함 실종자들을 구하러 거친 바다로 나갔다가 참변을 당했다. 한번 출어하면 3~4개월을 바다에서 보내고, 하루 20시간씩 고되게 일하지만 겨우 입에 풀칠할 정도로 이들의 삶은 곤고했을 것이다. 하지만 조국의 부름 앞에서 이들은 어렵다는 말 한마디 없이 용감하게 나아가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을 희생했다. 부자의 만등(萬燈)보다 빈자의 일등(一燈)이 더 가치가 있는 법이다. 그런데 이들의 희생은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시신이 발견된 선원 2명의 빈소는 외롭고 초라했다. 나머지 선원들은 그대로 수장돼 있다. 나라의 필요에 의해 희생된 이들에 대한 처우가 이토록 열악하다면 누가 앞장서 조국을 위해 희생하겠는가.
정부가 98금양호의 인양을 책임지고 마무리할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천안함 성금의 일부를 98금양호 유가족에게도 지급하는 방안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 바란다. 선원들이 지금도 차가운 바닷속에서 애타게 기다리는 것은 그들이 몸바친 조국 대한민국의 따뜻한 손길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10-04-29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