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방선거 D-50, 정치검찰 논란 불식하려면
수정 2010-04-13 00:32
입력 2010-04-13 00:00
검찰은 한 전 총리 무죄 판결의 충격에서 벗어나려고 2라운드 수사에 전력을 다할 기세다. 무죄 판결에 대해서는 항소하고, 불법 정치자금 9억원 수수 의혹도 계속 캐겠다는 것이다. 검찰은 불법을 척결하는 첨병으로 본연의 의무를 내세우지만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한 전 총리 수사만 해도 정치와 무관함을 주장하지만 정치 영역으로 넘어간 지 오래다. 무죄 판결 이후 몇몇 여론조사에서 한 전 총리의 서울시장 후보 지지도는 급상승했다. 검찰의 수사가 정권에 부담을 주는 정치적 행위로 국민들에게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야당은 아예 정치검찰로 규정지으며 야당 탄압이란 공세를 강화하고 나섰다. 곧 다가올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년에 맞춰 선거 쟁점화를 시도하겠다는 의도다. 야당이 이귀남 법무장관과 김준규 검찰 총장의 동반 사퇴를 요구해도 검찰은 원인 제공을 한 측면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검찰이 한 전 총리에 대한 새로운 의혹이 불거졌는데 덮을 수 없는 게 아니냐고 항변할 일만은 아니다. 완벽한 내부 조사를 거쳐 확고한 법리적 자신감이 섰을 때, 특히 시기상 오해를 불식시킬 정도의 확실한 증거가 있을 때 결행할 수 있을 것이다. 1심 재판 때처럼 무리한 수사 논란을 자초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별건 수사 논란에 관한 한 한나라당에서도 부적절하다는 반대론이 나온다. 검찰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이미 선거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얘기다. 검찰이 퇴로를 열어놓지 않고 수사를 강행하려면 신중한 접근이 전제돼야 한다. 야당도 검찰을 상대로 한 정치 공세는 자제해야 한다. 의혹의 실체를 모르는 상황에서 화를 부를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하길 바란다.
2010-04-1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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