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온정주의 타파없이 교원평가제 성공 못해
수정 2010-03-02 00:52
입력 2010-03-02 00:00
이번 교원평가제는 법제화 단계를 거치지 않은 행정차원의 성격이 짙다. 그런 만큼 예상되는 부작용과 불협화음을 걸러내고 차단하는 데 한 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할 것이다. 벌써부터 평가방식의 객관성과 평가주체들의 공정성에 대한 걱정이 많다. 교사의 수업 열의나 과제처럼 정성적 측면의 항목을 계량화해 점수를 매기는 것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교사, 학부모의 이기주의와 눈치보기일 것이다. 우리 정서상 동료 교사 간, 학부모의 교사 평가는 꺼리는 게 보통이다. 2008년 시범학교 조사에서도 학생·학부모의 ‘만족’ 이상 평가는 각각 63.1%, 59.5%인 반면 교사끼리 평가에선 92.6%가 ‘우수’ 이상 점수를 줬다고 한다. 교장·교감·담임평가에 학부모 평가를 필수적 권장사안으로만 정한 만큼 학부모의 객관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는 교원평가제 성공에 절대적 요소인 셈이다.
교원평가제의 가치는 경쟁을 통한 교사의 전문성 제고와 교육의 질 향상이다. 시대에 뒤진 온정주의에 매달려선 곤란하다. 경쟁과 평가는 거스를 수 없는 부분이다. 교사·학부모의 봐주기식 관행은 교원평가의 본질을 왜곡시켜 더 큰 혼란을 부를 게 뻔하다. 학교별 평가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시도교육청 평가에 교원평가제 운영실적을 반영한다니 온정주의와 점수 부풀리기 폐단은 더욱 철저히 도려내야 한다. 학교들은 우선 5월까지 시행계획을 심의할 평가관리위원회를 구성토록 돼 있다. 첫 단추부터 공정하고 투명하게 꿰어야 할 것이다.
2010-03-0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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