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펜하겐 회의, 지구 구할 대타협 이끌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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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12-07 12:12
입력 2009-12-07 12:00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5)가 오늘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시작된다. 인류 최대의 과제로 떠오른 지구 온난화문제에 대해 대타협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다. 오는 2012년 만료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로운 기후 질서를 논의하는 이번 회의에는 192개 회원국 가운데 105개국 정상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자국 산업 보호를 이유로 교토의정서에서 탈퇴했던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포함됐다. 1997년 교토의정서 채택 당시 단 한 명의 정상도 참석하지 않은 것에 비하면 실로 큰 변화다. 세계의 지도자들이 온실가스 감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긴박한 과제로 인식하게 됐음을 보여주는 징표라고 본다.

이번 COP15 회의가 지구 온난화문제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 세계는 기대하고 있지만 회의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선진국과 개도국의 견해 차가 너무 크고, 자국의 득실만을 따지며 다른 나라에 책임을 떠넘기는 자국 이기주의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탓이다. 가난한 나라들의 기후변화 관리를 지원할 돈을 누가 얼마나 낼 것인가도 문제다. 매우 복잡한 협상이 될 것이며 자칫하다가는 ‘말의 성찬’으로 끝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런 식으로는 기후변화를 멈출 수 없으며 지구의 공멸을 막을 수 없다. 2007년 합의된 ‘발리 실천계획’대로 각국은 저마다 능력에 맞게 온난화의 책임을 공유하는 노력을 강구해야 한다. 특히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과 지구 온난화의 역사적 책임이 있는 미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우리 지구인에게 남은 시간은 그다지 많지 않다. 기후변화가 파국으로 치닫기 전에 분명하고 뚜렷한 대책을 마련해 실천에 옮겨야 한다. COP15 회의에서 각국 지도자들은 조금씩 양보하면서 적어도 내년 최종 타결을 위한 큰 틀의 정치적 합의를 이뤄내야 할 것이다. 미래 세대에게 결코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해야 한다.

2009-12-0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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