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출 기업 체감경기마저 나빠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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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8-08-29 00:00
입력 2008-08-29 00:00
내수 위축에 이어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수출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기업경기조사’에 따르면 수출 기업의 체감 경기는 2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전세계적인 경기 둔화와 국제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인한 고통이 내수 기업에서 수출대기업으로 번지는 느낌이다.

대외 여건은 국내 기업의 수출에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미국에 이어 유럽과 일본도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도 올림픽 이후 경제가 나빠질 것으로 보여 수출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원자재값 하락세 역시 중동, 남미 등 자원 부국에 대한 수출이 줄어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당국은 환율 정책을 펴는 데 있어 원화 가치 하락이 과거처럼 수출 증가에 미치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본다. 종전처럼 수출 주력 업종이 경공업 등 가격 경쟁력이 있는 제품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달러 가치가 높아질수록 수출용 원자재 수입 가격은 비싸져 경상수지 개선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분석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외환시장 개입은 최소화해야 하지만, 혹여 경상수지 개선 효과를 노려 고환율을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다.

지난 2·4분기의 소비 심리도 최악이었다. 기업들의 설비·건설 투자 증가율도 1% 안팎에 머물고 있다. 이런 악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유가 하락이 물가 내림세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 기업들은 연구개발(R&D) 등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투자를 과감히 늘려야 한다.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해외직접투자는 85.7%나 늘었다. 규제 완화 등 투자 환경을 개선하지 않고는 국내 투자를 늘리기 힘들다.

2008-08-2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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