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박태환, 최민호 투혼 세계에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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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8-08-11 00:00
입력 2008-08-11 00:00
한국 선수들이 중국 베이징올림픽에서 잇따라 낭보를 전하고 있다. 수영의 박태환 선수가 어제 남자 자유형 400m결승에서 3분 41초 86의 아시아 신기록으로 1위로 골인했다.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수영에서 금메달을 따낸 값진 쾌거이다. 유도의 최민호 선수도 엊그제 60㎏급에서 오스트리아의 루트비히 파이셔를 한판승으로 꺾고 무더위의 국민들에게 첫 금을 선사했다. 최민호 선수는 예선부터 결승까지 5연속 한판승을 거둬 통쾌함을 더했다. 두 선수의 선전으로 한국 선수단은 개막초부터 순항하고 있다.

박태환 선수의 금은 ‘메달 불모지’ 수영에서 거둔 수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그동안 올림픽에서 우리나라의 ‘메달 텃밭’은 유도, 레슬링 등 격투기와 양궁, 사격 등 기록경기였다. 그러나 박태환 선수는 구미(歐美)에서 싹쓸이해온 수영에서 당당히 금을 차지, 메달의 저변을 넓혔다. 최민호 선수의 금은 유도, 사격 등 동양인의 체격에 적합한 ‘메달효자종목’을 계속 육성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아테네올림픽 이후의 방황을 딛고 따낸 메달이어서 더욱 감동적이다.

박태환, 최민호 선수뿐만 아니라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한국여자골퍼들은 선진국들의 독무대이던 종목에서 잇따라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스포츠무대에서의 지평을 넓히는 것으로 반가운 일이다. 특히 신세대들은 세계 각국의 선수들에게 주눅들지 않고 구김살없이 당당하게 맞서 ‘글로벌 한국인’으로 자라날 수 있음을 엿보게 한다.

박태환, 최민호 선수가 보여준 투혼은 경제침체 등으로 시름을 앓고 있는 국민들에게 청량감을 안겨주었다. 한국 선수단의 사기를 올려주고 자신감을 불어넣기에도 부족함이 없었다. 아직 경기를 앞두고 있는 다른 선수들도 평소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 국민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해주기 바란다. 대회가 끝나는 날까지 선전해 ‘세계 10위권 수성’이라는 당초의 목표를 달성하기 바란다. 한편으로는 지나친 성적지상주의에 얽매여서도 안 된다.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선전한 선수들에게도 아낌없는 박수와 격려를 보내 주기를 당부한다.

2008-08-1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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