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핵심 피해간 日외상 담화
수정 2005-03-19 10:08
입력 2005-03-19 00:00
일본 시마네현이 ‘다케시마의 날’ 조례안을 철회하든지, 아니면 중앙정부 차원에서 조례안은 효력이 없다고 선언해야 이번 파문은 해결된다. 마치무라 외상 담화처럼 ‘독도문제를 둘러싼 양국간 감정대립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은근슬쩍 넘어가려 해서는 안 된다. 일을 저질러 놓고 원상회복이나 사과도 없이 다시 덮자는 주장은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양국간 어업협정을 개정해 독도 인근 수역을 한국측 어업구역으로 인정하는 등 실질적인 행동을 보여야 일본의 진정성을 평가할 수 있다.
마치무라 외상의 담화는 과거사에 대해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손해와 고통을 안겨준 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말하면서도 양국간 재산·청구권 문제는 한·일협정으로 완료됐음을 다시 강조했다. 한국민의 대일 감정이 극에 달해있는 시점에서 식민 배상·보상을 거론하는 일을 ‘역사의 톱니바퀴를 되돌리는 것’이라고 폄하하는 게 옳은 행동인가. 독일과 자주 비교되는 것이 일본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 있다. 그러나 피해국이 요구하지 않아도 무한책임을 인정하는 독일과 추가보상에 무조건 손만 내젓는 일본은 너무 대비가 된다.
일본이 우익 역사교과서 검정을 공정하게 실시하겠다고 약속한 부분은 그나마 기대를 갖게 한다. 새달초 교과서 검정 결과를 지켜볼 것이다.‘과거를 직시하고, 반성할 것은 반성하겠다.’는 마치무라 외상의 다짐이 왜곡교과서 시정을 넘어 독도 문제, 일제 식민 피해자 보상·배상에서 행동으로 나타날 때 일본은 대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2005-03-1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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