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정원 과거규명 객관성 중요하다
수정 2005-02-04 07:45
입력 2005-02-04 00:00
다만 우리가 우려하는 부분은 과거사 진상규명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그런 이유에서 ‘부일장학회(현 정수장학회) 강제헌납 사건’이 우선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부일장학회 사건에 의혹의 소지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100건 가까운 조사대상 사건의 경중을 따져 볼 때 굳이 최우선으로 선택할 만하지는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진실위원회는 결국 정수장학회 이사장인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겨냥했다는 의혹을 떠안고 출발하는 부담을 지게 됐다.
우리는 과거사 진실규명이 관련 가해자를 색출해 단죄하는 데 목표를 두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다시금 강조한다. 진상을 밝히는 목적은 피해자의 명예를 회복하고 유가족의 한을 풀어주며 역사를 바로잡아 뒷날의 교훈으로 삼는 데 있다. 그러므로 진실위원회는 진상규명 작업을 하면서 객관성을 철저히 유지해야 할 것이다. 행여 정치색을 드러낸다면 진상을 파헤치더라도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하리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의혹사건에 관련된 인사들도 진상규명에 적극 협조해 과거의 그늘에서 스스로 벗어나기를 기대한다.
2005-02-0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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