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제자 성추행교수 해임은 정당’
수정 2004-11-22 06:57
입력 2004-11-22 00:00
그동안 교수뿐 아니라 교사들의 제자 성희롱이나 성추행 문제가 숱하게 제기됐지만 대부분 당사자의 법적·도덕적인 문제로만 치부돼 왔다. 게다가 해임 등 중징계를 받더라도 교원징계재심위원회의 감경조치로 교단에 복귀하는 등 학내 성폭력문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분위기가 없지 않았다. 성폭력 가해 교수의 구제를 위해 동료교수들이 집단으로 탄원서를 제출하는 것도 이러한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그 결과,2000년 이후 성폭력 사건에 연루돼 해임 또는 면직처분받은 교수 중 45%가 탄원서에 힘입어 징계 취소나 감경조치로 현직에 복귀했을 정도다. 가해자는 대학가를 활보하는 반면 피해자는 대학사회에서 ‘왕따’ 당하는 그릇된 풍토가 불식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도제식의 상하관계를 악용한 교수나 교사들의 성폭력 유혹을 바로잡는 길은 가해자를 교단에서 영구히 추방하는 방법밖에 없다.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를 교육현장과 격리시켜야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법원의 심판에 앞서 교원징계재심위의 재량권부터 엄격히 제한돼야 한다.
2004-11-2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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