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화와 타협’ 노동정책 포기했나
수정 2004-11-16 00:00
입력 2004-11-16 00:00
우리는 전교조 수준의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공무원노조법안이 마련됐음에도 전공노가 단체행동권까지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한 바 있다. 전공노는 단체행동권의 요구 근거로 외환위기 이후 26만명에 이르는 공직자가 구조조정됐다는 점을 적시하지만 민간부문에 비해 공무원의 고용이 월등히 안정돼 있는 게 사실이다. 공무원의 단체행동권 요구에 부정적인 여론이 훨씬 많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법외단체인 전공노와 이면계약 형식의 단체협약을 체결한 것도 정부의 강경대응을 부추긴 것 같다.
그럼에도 정부의 대응자세에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다. 정부는 노사정위원회 협의당시 ‘노조’라는 단어조차 거부감을 갖는 등 공무원노조에 부정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전공노의 주장처럼 대화와 의견수렴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던 것이다. 또 헌법 33조 2항은 ‘공무원인 근로자는 법률이 정하는 자에 한하여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규정함으로써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은 부여하면서 일부 외국의 사례를 들어 단체행동권만 부인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수차 지적했듯이 일부 대기업이나 공공부문의 전투적 노조운동이 우리 경제에 부담인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고 화물연대 파업과 같은 엄청난 비용을 치르면서도 고수했던 ‘대화와 타협’의 원칙마저 포기해선 곤란하다.
2004-11-16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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