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가로 날아든 미군 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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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4-14 00:00
입력 2004-04-14 00:00
주한미군 사격장이 또 도마에 올랐다.이번엔 유탄(流彈)사고다.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남산리 주민 권모씨에 따르면 지난 9일 권씨 집에 미 군용 권총(구경 9㎜)실탄이 날아들었다.실탄은 4층 베란다 창문을 뚫고 벽에 부딪친 뒤 베란다 바닥으로 떨어졌다.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백주 대낮에 집안에 총알이 날아든 사실만도 가슴 철렁한 일이다.

게다가 미군측은 조사를 나와 별다른 해명없이 유리창 값으로 권씨에게 단돈 4만원을 주고 갔다니 안이하고 무책임한 대응에 말문이 막힌다.이러니 주한미군이 지난 50년간 전쟁억제력으로 막중한 역할을 수행해온 공로에도 불구하고 최근 비판적인 여론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게 아닌가.



미군측은 일단 사격장 사용을 중단함으로써 급한 불을 껐다.다음은 사고원인을 규명하고 유사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안전조치를 취하는 것이다.미군기지내 사격장에서 25m 이내 표적을 쏘는 권총사격훈련 중 실탄이 민가로 날아갔다는 게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더구나 실탄이 돌 등 지장물을 맞고 굴절된 상태에서 500m나 날아가 유리창을 관통했다니 충분한 경위 설명이 요구된다.

우리는 특히 이번 사고가 발생한 K-6(캠프 험프리) 미군기지 주변이 바로 용산 미군기지 이전 대상지로 꼽히고 있음을 우리 정부나 주한미군측이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한다.벌써부터 해당지역 주민들은 기존 미군기지 주둔에 따른 피해 보상을 주장하며,기지 확장에 반대하고 있다.주한미군측은 이번 사건이 불난데 기름 붓는 격이 되지 않도록 원인 규명과 사과 등 필요한 조치를 서둘러 취하기 바란다.˝
2004-04-14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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