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김 희망메시지] 세금을 그렇게 쓰다니
수정 2006-03-29 00:00
입력 2006-03-29 00:00
세금을 이렇게 낭비하는 정부는 예산지출의 우선순위를 모르는 것 같으며, 양극화 해소를 위해 국군의 수를 반으로 줄이겠다고 하는 국가지도자들이 어떤 비전을 가지고 애국을 하는지 너무나 딱하기만 합니다. 조국에 세금 한푼 안 낸 해외동포가 이런 걱정을 하는 것은 말도 안 되겠지만, 조국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굶주리고 추위에 떠는 고국의 형제·자매들을 생각하면, 이같은 세금 낭비를 개탄하지 않으면 자신이 비겁해지는 것 같습니다.
우선 우리나라는 땅덩어리가 매우 작은 나라입니다. 지상 교통수단을 보아도, 국제교류가 활발한 나라지만 버스로 한나절 거리인 공간에 비행장이 현재 15곳 있고 3곳은 건설 중이라고 합니다. 정부는 이렇게 많은 비행장이 필요하다고 어떻게 계산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개항 후 휴면 상태에 있는 부산신항은, 우리나라가 아시아의 물류 허브를 건설하겠다는 목표로 9조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썼다는데 그들이 과연 한국의 지정학적인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 지도나 펼쳐 보고 일을 시작했는지 묻고 싶습니다. 둥근 지구본으로 한국을 찾아 봅시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절대로 물류 허브가 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 항구들은 한국의 수출입을 위해 있어야 될 시설이지 타국이 그들의 물류를 맡아 보관 내지는 처리해 달라고 부탁하기에는 무리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무리를 해서라도 건설을 계속 진행한다면 그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너무나 자명합니다. 그리고 지금 아시아의 물류 허브가 어디로 정해져 가는가를 보면 그것이 증명되고도 남습니다.
선진국인 미국에도 ‘Pork Barrel’이라고 해서 지방의원들이 자기 선거 구역을 위해 국가적 차원으로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사업을 선거구에 유치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말도 많지만 그것이 국가 전체 예산에 미치는 비중이 미약한 데다 의회에 그럴듯한 이유를 제시해, 그럭저럭 넘어 가거나 다른 예산에 끼워서 넘어 갑니다. 그런데 한국의 ‘Pork Barrel’은 정도가 너무 심하다는 인상을 줍니다. 결국 다음 선거의 표를 염두에 두고 하는 것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세금을 아끼고 잘 쓸 줄 아는 사람이 국가 지도자가 되면 국군을 반으로 줄일 필요도 없이 양극화는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18곳의 비행장보다 지상 교통수단을 더욱 발전시켜 비행기를 이용하지 못하는 국민도 큰 부담 없이 고향에 자주 들러서 가족·친척을 자주 만나게 하는 것이 국민을 위하는 정부의 예산 집행이 아닐까요. 현재 운영 중인 항만시설로도 한국의 수출입을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증설이 필요하면 현 위치에 하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노동조합이 본연의 목적을 추구하려면 정부의 지원 없이 자신들의 회비로 운영해야 합니다. 노동조합이 정부 보조를 받으면 결국 지시를 받게 되고 예속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시기 바랍니다. 세금을 귀하게 여기고 잘 쓰는 정부는 양극화도 물론 해소할 수 있습니다.
2006-03-29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