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빛 발견] 위치하다/이경우 어문팀장
이경우 기자
수정 2018-09-05 22:19
입력 2018-09-05 21:50
태풍 ‘제비’가 일본 간사이공항을 덮쳤다. 이 소식을 전하는 문장들에서도 ‘위치하다’가 익숙하게 왔다. “간사이공항은 인공섬에 위치한 공항”, “바다에 위치한 간사이공항”처럼 나타났다. 커서 잘 맞지 않는 옷처럼 보인다. 입말에서처럼 “인공섬(바다)에 ‘있는’ 간사이공항”이 더 잘 어울리고 편해 보인다.
더 나간 것들도 있다. ‘위치하다’와 ‘있다’를 같이 쓴다. “건물은 시내 중심가에 위치하고 있다”, “복숭아뼈 근처에 위치하고 있는 인대”라고도 한다. 여기저기 흔하다. 낡고 형식적이고 군더더기처럼 비친다. 일상의 말이 더 쉽고 편하게 소통된다.
2018-09-06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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