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꿀 먹은 벙어리/이창구 정치부 기자
수정 2010-03-19 00:54
입력 2010-03-19 00:00
여론이 사그라지지 않자 당 공천심사위원들이 술렁거렸고, 결국 만장일치로 우 전 지사의 후보 자격을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공심위는 이런 결정을 추인해 달라고 최고위원회에 보고했다.
이후 최고위원 등 민주당 지도부는 우 전 지사 문제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공심위는 “별다른 얘기가 나오지 않은 만큼 최고위원회에서 추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일부 최고위원은 “흠결을 모르고 영입한 게 아니지 않으냐.”라는 ‘개인적인’ 입장을 굽히지 않는다. 우 전 지사가 재심을 청구하자 공심위는 “우린 부적격 결정을 내렸으니, 지도부가 재심위원회를 따로 꾸리지 않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당 대변인은 “공심위가 다시 진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최고위원회가 공심위의 결정을 받아들였다면, 지도부는 “잘못된 영입이었다.”며 유감을 표시해야 옳다. 체면 때문에 아무런 설명도 없이 뒤로 나앉으려는 자세는 책임과 권한을 포기하는 것이다. 이번 사태의 원인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승리지상주의에서 비롯됐다. 조급증에 사로잡힌 요즘 민주당을 보면 어떤 인물과 어떤 정책으로 정권을 심판하겠다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진보·개혁 진영의 아름다운 승리로 재집권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구호만으로는 국민을 감동시키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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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9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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