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봄 밤/김남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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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8-04-12 00:00
입력 2008-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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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풀 이는 이불 홑청처럼

달은 떠서

가만히 내려다보는

마당엔

엄나무 가시가 한창

새순으로 물 길어올린다

탁상시계 소리 따라

달은 반 박자씩 가다가

엄나무 가시에 걸려

안간힘 쓴다

다시 돌아갈 수 없으니

헤어날 수 없는

달은 밤새 낑낑거리다가

상처가 덧나

더 크게 몸 불렸다가

동산이 훤해질 때 겨우 풀려나

서쪽으로 간다
2008-04-12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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