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지하철에서/최종찬 국제부차장
수정 2008-03-29 00:00
입력 2008-03-29 00:00
그녀의 독백을 타고 내 까까머리 시절이 떠올랐다. 내가 다녔던 중학교 길목에서 세상에 삿대질하던 할아버지가 나타났다. 할아버지는 자기 집 대문에 한자와 영어, 한글로 이해하기 힘든 글들을 적어놓고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분노에 가득찬 말들을 쏟아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노인은 거짓으로 미친 척했던 것 같다. 국민의 입에 재갈을 물렸던 독재정권에 항거하기 위한 위장전술이었다. 지하철 속의 그녀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최종찬 국제부차장
2008-03-29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