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TV 가상광고는 시청자 주권 침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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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8-02-21 00:00
입력 2008-02-21 00:00
정부가 지난 4일 국회에 제출한 방송법 개정안은 TV 가상광고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신문협회는 그제 문화관광부와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가상광고 도입은 사회적 합의절차를 거쳐 신중하게 결정돼야 할 사안으로 정부 교체기에 졸속으로 처리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는 정부가 도입을 추진 중인 가상광고가 명백한 시청자 주권침해라고 판단한다.

가상광고란 현장에 없는 이미지를 컴퓨터그래픽 합성으로 만들어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TV 화면에 내보내는 광고방식이다. 현행 방송법은 프로그램과 광고를 엄격히 구분토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넘쳐나는 광고로부터 시청자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그러나 가상광고가 허용되면 그 구별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시청자는 의사와 관계없이, 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광고를 봐야 한다. 이는 프로그램 안에 광고를 슬쩍 숨겨넣어 내보내는 부당한 끼워팔기다. 심각한 권익침해 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현행 방송법 시행령은 광고시간이 방송프로그램의 100분의10을 초과할 수 없도록 못박고 있으나 시도 때도 없이 광고에 노출되기 때문에 실제 광고시간이 지금보다 현저히 늘어나는 효과를 초래한다.

TV 가상광고 허용은 지상파 방송사만 살찌우는 정책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매체 다양화 시대에 오히려 매체의 균형 발전을 저해할 우려가 크다. 국회는 신문협회의 의견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시청자 주권이 침해되는 일을 막아주기 바란다.

2008-02-2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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